
케나프데일리 이은성 기자 | 고환율·고물가 장기화와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지방 산업의 체력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경주시는 그간 중소기업 금융지원 확대와 산업 인프라 개선, APEC을 계기로 한 글로벌 투자유치를 병행하며 산업 정책의 방향 전환을 모색해 왔다. 단기적 위기 대응을 넘어 ‘버티는 산업’에서 ‘확장하는 산업’으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금융·투자·산업 인프라를 아우르는 이 같은 시도는 지역 산업 구조를 재정비하려는 실험이기도 하다.
이번 기획을 통해 경주시의 산업정책 성과와 APEC 이후 포스트 전략을 세 가지 키워드로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중소기업 금융지원·경영안정에 초점
경주시는 지난 한 해를 지역 중소기업의 경영안정과 체력 보강에 집중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미국 자동차 관세 인상과 고환율·고물가 등 대외 환경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부담을 직접 낮추는 금융 중심의 지원 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경주시는 지난해 경북 시·군 가운데 최대 규모인 2,404억 원의 중소기업 운전자금 융자를 지원했다. 600여 개 기업이 이차보전 혜택을 받으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 속에서도 자금 운용의 숨통을 틔웠다.
이를 발판으로 올해는 242억 원을 추가 확보해 총 2,646억 원 규모로 융자 지원을 확대할 계획으로, 중소기업 금융 부담 완화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단기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기업 경영 전반을 뒷받침하는 정책도 병행한다. 화재보험료 지원과 기숙사 환경 개선 등 10개 기업 지원사업에 23억 원을 투입해 근로 환경과 안전 여건을 개선한다.
또 지역 105개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지방시대 벤처펀드 15억 원, G-Star 경북 저력펀드 10억 원을 조성하며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단순히 위기를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다음 투자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설계했다”며 “현장의 체감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 규제 완화·APEC 활용한 산업 외연 확장
투자유치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졌다. 경주시는 지난해 ㈜현대엠시트 등 국내복귀기업과 수도권 이전기업, 우량 강소기업 9개사로부터 2,366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390여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며 지역 고용 기반 확충에도 기여했다.
투자유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됐다. 기업 신·증설 지원 한도를 최대 50억 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유치 신규 상시고용 기준은 10명으로 완화해 기업 진입 문턱을 낮췄다.
여기에 물류비 지원을 최대 3,000만 원까지 신규 도입하며 기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질적 비용 부담을 줄였다.
특히 2025 APEC 정상회의는 경주의 산업 외연을 넓히는 계기로 작용했다.
21개 APEC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경북도 투자포럼과 투자설명회를 통해 SMR 국가산단과 경주의 산업 입지 경쟁력을 집중 소개했다.
대한상의 CEO 서밋 및 하계포럼에 지역 기업이 참여한 모습은, 지역산업이 글로벌 무대와 연결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경주시는 경북도 투자유치 대상 장려상, 중소기업 육성 시책 우수기관 표창을 받았다.
# POST-APEC 산업지도와 산단 대전환
경주시는 올해를 POST-APEC 산업 전략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총 4억 원을 투입해 경북도 및 KOTRA와 협업, 미국·캐나다 등 APEC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 대표단 파견과 국내·중국·일본 투자설명회를 연이어 추진한다.
이를 통해 경주시는 1조 원 규모의 후속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체질 개선도 동시에 추진된다. 지난해 시비 35억 원을 투입해 35개 산업·농공단지와 11개 개별공단에서 공용주차장 조성, 도로·편의시설 정비 및 서면·강동면 진입로·세천 정비로 물류·홍수 민원 해소 등 120여 건의 현안을 해결했다.
올해는 43억 원을 추가 투입해 건천2일반산단, 모화공단, 외동농공단지 등을 중심으로 산업 인프라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외동산단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으로 추진 중인 복합문화센터와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이 올해 상반기 완공된다. 청년 근로자가 머물고 싶은 문화산단 이미지를 구축하고, 무분별한 주차난도 해소될 전망이다.
아울러 총 638억 원 규모의 ‘문화선도산단’ 공모사업에도 도전해, 노후 산단을 산업과 문화가 융합된 혁신 공간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산업 지도의 공백도 메운다. 경주시는 산업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북부권 안강지역에 2030년까지 600억 원 이상을 투입, 정부의 RE100 풍력발전 사업과 연계한 e-모빌리티 전용 산업단지를 시가 직접 조성할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을 통해 높아진 경주의 국제적 위상을 산업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이 과제”라며 “산업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는 과감히 투자하고, 청년이 찾는 산단으로 경주의 산업 지형을 재편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